성명/논평128년 전 여성들의 외침, 2026년 오늘 우리가 이어가자! - 9월 1일 여권통문의 날을 맞아

관리자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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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년 전 여성들의 외침, 2026년 오늘 우리가 이어가자!
- 9월 1일 여권통문의 날 전국여성연대 성명

1898년 9월 1일, 조선의 여성들이 세상을 향해 자신들의 권리를 선언했다.

여성도 배워야 한다고 했다.
여성도 일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여성도 나라와 사회의 일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여성이 집안에 머물러야 하고, 남성에게 의존해 살아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시대였다. 그런 시대에 여성들은 교육권과 직업권, 참정권을 스스로의 목소리로 세상에 요구했다.

그것이 바로 "여권통문"이다.

세계 여성의 날의 역사적 계기가 된 1908년 미국 여성노동자들의 행동보다도 10년 앞선 일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여성들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조직을 만들고, 사람을 모으고, 여성들이 배울 수 있는 학교를 세우기 위해 행동했다는 것이다.

"권리는 기다린다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말하고, 모이고, 행동할 때 만들어진다는 것"을 128년 전 여성들은 이미 보여주었다.

그리고 2026년 오늘, 우리는 다시 묻는다.

128년 전 여성들이 꿈꾸었던 세상은 이루어졌는가.

여성들은 학교에 가고, 직업을 갖고, 투표를 한다. 그러나 형식적인 권리가 곧 실질적인 평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여성은 일터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성별임금격차와 고용불평등에 놓여 있다. 출산과 자녀돌봄으로 경력이 단절되고, 자녀가 성장하고 나면 다시 노부모 돌봄이 여성에게 돌아온다. 여성의 노동은 저평가되고, 돌봄은 여전히 여성들의 몫이된다.

여성의 사회참여는 확대되었지만 여성의 삶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에서 여성의 목소리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여성의 대표성과 정치참여를 확대하고, 여성 스스로 자신의 삶과 사회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여성에게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헤어진 연인에게 살해당하고, 스토킹과 교제폭력에 시달리고, 온라인에서 여성의 몸과 일상이 거래되고 공격받는 현실을 우리는 더 이상 개인의 불행으로 남겨둘 수 없다. 폭력을 피하는 책임을 여성에게 물을 것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폭력을 막을 책임을 다해야 한다.

여성의 안전은 일상의 문제만이 아니다. 전쟁과 식민지배의 역사속에서 여성의 몸은 끊임없이 폭력의 대상이 되어왔다.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의 역사는 이를 가장 뼈아프게 증언하고 있다. 전쟁과 식민지배 아래 자행된 성폭력의 진실을 밝히고,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며, 가해국의 책임있는 사죄와 역사적 책임을 끝까지 뭍는 것은 과거에 머문 일이 아니다. 그것은 오늘의 여성인권을 지키고 다시는 같은 폭력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현재의 과제이다.

전쟁과 군사적 대결의 위협 역시 여성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전쟁과 폭력의 시대가 아니라 평화로운 한반도에서 살아갈 권리, 여성들이 자주와 평화를 만드는 과정의 주체로 참여할 권리 역시 오늘 우리가 선언해야 할 여성의 권리이다.

그래서 2026년 9월 1일, 우리는 "오늘의 여권통문"을 다시 쓴다.

128년 전 여성들이 교육권과 직업권, 참정권을 선언했다면 이제 우리는 그 권리를 삶의 모든 영역에서 실질적인 평등으로 완성할 것을 요구한다.

하나, 여성에게 평등하게 일하고 평등하게 임금 받을 권리를 보장하라.
하나, 돌봄을 여성의 책임으로 떠넘기지 말고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져라.
하나, 교제폭력·스토킹·디지털성폭력을 비롯한 모든 젠더폭력으로부터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라.
하나, 일본군‘위안부’를 비롯한 전시성폭력의 역사를 기억하고 왜곡에 맞서 역사정의를 실현하라.
하나,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과 사회참여를 확대하고 여성의 목소리가 정책과 정치가 되게 하라.
하나, 전쟁과 대결이 아닌 자주와 평화를 선택하고, 그 과정에 여성들의 참여를 보장하라.

여권통문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큰 유산은 한 장의 선언문만이 아니다.

"여성들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스스로 말하고, 서로 손을 잡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행동했던 역사"이다.

1898년 여성들이 그랬던 것처럼
2026년의 여성들도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여성의 권리가 후퇴할 때 맞서 싸우고,
차별과 폭력이 있는 곳에서 함께 목소리를 내며,
역사를 지우고 왜곡하려는 시도에 맞서 진실을 지키고,
전쟁과 폭력 대신 평화를 만드는 주체로 나설 것이다.

누구도 성별 때문에 기회를 빼앗기지 않고,
누구도 돌봄 때문에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으며,
누구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폭력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전쟁과 식민지배가 남긴 여성에 대한 폭력의 역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다.

128년 전 시작된 여권통문의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1898년의 여권통문을 이어
2026년 오늘, 다시 여성의 권리를 선언한다.


2026년 9월 1일
전국여성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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